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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 이야기

고소장 제출은 경찰? 검찰? 어디에 해야할까

by 글로보는 법 2020. 5. 27.

경찰에 가야 할까, 검찰에 가야 할까?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경찰에 제출하는 것이 나을지 혹은 검찰에 직접 제출하는 것이 나을지 갈피를 못 잡는 분들이 많습니다. 형사 절차와 관련한 실무를 겪어보지 않는 이상 어디에 제출하는 것이 맞는지 확실하게 알 방도가 없습니다. 심플한 정답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고, 사안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사안에 따라 다르다'라는 말이 참 어렵게 느껴질 텐데요, 고려해야 할 여러 사항들을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상대방 혐의 입증의 난이도

혐의 입증이 어렵겠다 싶으면 먼저 검찰을 찾아야 한다.

고소를 제출하려는 분들에게 아마도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생각됩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큰 마음먹고 상대방을 고소했는데, 자신에게 피해를 준 상대방이 '무혐의'나 '무죄'를 선고받는다면 심적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상대방의 혐의 입증에는 고소장 자체의 퀄리티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고소장이 엉망으로 쓰였다면 경찰과 검찰 중 어느 곳을 택할지에 대한 고민 자체가 의미가 없습니다. 고소장은 꼼꼼히, 사건 전체를 한눈에 파악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제대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고소장이 높은 퀄리티로 작성이 되었다고 가정할 때, 예를 들어 상대방의 혐의가 명백한 경우 피고소인의 관할 경찰서(관할에 대한 설명은 아래 설명드리겠습니다)에서 제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담당 경찰관은 범죄 혐의에 대해 이견이 없을 경우 신속히 검찰에 송치하여 마무리하겠지만, 검찰청의 경우 고소장을 받아들면 먼저 경찰에 수사 지휘를 내리고 다시 한번 경찰이 검사에게 송치하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됩니다.

*형사고소를 통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고자 한다면, 가능한, 최소한 고소장의 작성이라도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고소장에는 고소인 및 피고소인의 인적 사항과 고소 취지, 사건 경위, 범죄행위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어떤 범죄로 처벌시키고자 하는지와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범죄행위인지를 상세히 기재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 부분에서 일반인들이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결국 엉뚱한 혐의로 수사를 시작한 사건은 수사기관에서 '혐의 없음'으로 종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경우 (경찰->검찰 송치) 순서로 진행되지만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경우 (검찰->경찰->검찰)로 번거로운 순서로 진행되는 것이죠. 하지만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 증거자료 등이 부족하여 상대방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검찰에 디렉트로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이 고소장을 대하는 태도가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경찰 1인당 업무, 즉 수사해야 할 사건이 매우 많기 때문에 종종 철저히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검사의 지휘 아래 열린 경찰 수사는 단순한 경찰 수사보다 비교적 탄탄합니다.

마지막으로, 사건을 바라봤을 때 혐의 입증이 애매하고 사건 자체가 복잡한 경우 가능하다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 경우 또한 마찬가지로 검사의 지휘 아래 수사가 진행되고, 보통 검사가 사건을 배당받는 경우 6개월 이상 지나게 되면 장기 미제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기간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총력을 다합니다. 상대방의 혐의 입증이 어려운 사건을 지지부진하게 경찰에서 수사를 이어나가는 것보다 검사의 지휘 아래 확실하게 철저한 수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수사 기간을 줄이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형사사건이라도 민법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범죄 종류에 따라

민법 지식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범죄의 경우, 경찰은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는 한다.

먼저 살인, 강도, 성범죄, 절도, 폭력 등과 같은 범죄의 경우 현장 경험이 많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범죄들은 경찰 자신들의 실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고 때문에 전문성을 갖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횡령, 배임, 사기 등 단순히 형사소송으로 끝나는 범죄가 아닌 민법 전반에 걸쳐 지식이 필요한 범죄의 경우 검찰에 사건을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은 보통 형법 이외의 법에 대해 지식을 쌓기가 어려운 환경으로,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때문에 검사의 지휘 아래 수사가 진행되는 것이 좋습니다.

제출 지역은 '분명히' 차이를 만든다.

사건 관할과 고소장 제출 지역

처음 형사소송을 진행하는 경우라면, 어느 지역에 고소장을 제출해야 하는지도 쉬운 선택이 아닐 것입니다. 우선 이것 또한 개별적으로 검토하여 당연하게도 고소인에게 유리한 지역을 선택하여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험이 적은 변호사나 일반인들은 고소장 제출 지역은 상관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사건에 따라 고소장을 어디에 제출하는지가 소송 결과에 차이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형사재판은 피고인의 주소지 관할 법원이, 다음으로는 사건이 발생한 곳을 관할하는 법원이 담당합니다. 검찰의 경우도 이와 동일한데, 경찰서는 검찰보다 그 숫자 자체가 많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관할이 지정되어 있지만 원칙은 동일합니다.

예를 들어 고소인은 일산에 살고, 피고소인은 원주에 살고 있는 경우, 고소인이 시간적으로 원주에 내려가 조사를 계속해서 받을 이유가 없다면 고소인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가장 인접한 경찰이나 검찰을 선택하여 고소장을 제출하게 됩니다. 고소장 제출 과정에서 상대방의 지역까지 내려가 조사를 받을 여유가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해두면 고소인 조사는 먼 원주까지 내려가 (대질심문이 필요 없는 대부분의 경우) 조사를 받을 일이 없습니다. 사이버범죄(명예훼손, 모욕, 온라인 성희롱 등)의 경우 고소장 제출 당시까지는 피고소인의 주소지 또는 범죄지를 특정할 수 없으므로 일단 고소인의 주소지 관할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하면,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가해자 주소지의 수사기관으로 타관이 송 조치가 이루어집니다.

어느 지역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간단하게 글로 설명드리기는 어렵고, 상담을 통해 세부적으로 판단해야 알 수 있는 사안입니다.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 법무법인 세안의 이임표 대표 변호사는 모든 상담전화를 직접 받습니다.

맺으며

사실 대부분의 사건은 고소장 제출을 경찰에 할지, 검찰에 할지 여부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만 위에서 길게 설명드린 바대로 '분명히' 차이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는 전반적으로 형사소송 절차와 관련한 것인데, 절차 순간순간마다 자신에게 편한 대로,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게 되면 좋지 않은 결과로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당사자들의 직업과 관할 지역의 특색, 당사자들의 관할 지역 거주 기간 등 전부를 고려하여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범죄 혐의가 비교적 확실하고 신속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경찰서에 제출(담당 검사가 지정되고 다시 담당 경찰 조사관이 지정되는 것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다.)

관할 경찰서 특정하기가 어렵고 범죄, 혐의 입증 과정이 복잡한 경우

검찰청에 제출 (때로는 일선 경찰서에서 자신의 관할 사건이 아니라는 이유로 타관 이송을 하게 되며 이 경우 수사 절차가 지연될 수 있으므로, 담당 검찰청에서 관할 경찰서를 지정하도록 함으로써 타관 이송에 따른 불필요한 시간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매 순간마다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출처] 고소장제출은 경찰? 검찰? 어디에 해야할까|작성자 이임표 변호사